u2-Stay
편의점에서 흘러나오는 푸른 불빛
나는 끌리듯 그곳에 들어섭니다.
담배 한 갑.
사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.
피우고 싶지도 않구요.
나는 거스름돈을 확인하고 그곳을 나섭니다.
피우지도 않는 담배를 손에 든 채.

엉망인 모습.
서둘러 발걸음을 옮기지만
어디로 가야할지 모릅니다.
나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.

그가 나를 때려도 괜찮다고 늘 말했습니다.
맞을 때야말로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구요.
하지만 정말 그런걸까요.

뿌연 새벽 안개 속 붉은 신호등.
나는 여전히 비틀거리며 걷고 있습니다.
그와 나,

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일까요.


갈 곳이 없는 나는 거리의 광고판을 오래 바라봅니다.
반복되는 방송들.
대사를 다 외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.

나는 당신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을 압니다.
당신을 바라보는 내 눈빛이 그저 허공을 가로지를 뿐이라고 해도.
당신이 나를 만져도 내가 느끼지 못한다고 해도.
내가 하는 모든 이야기들은 당신을 향한 것입니다.

만약 당신이 내 곁에 머물러준다면
밤은 정말 아름다울 겁니다.
만약 당신이 내 곁에 머물러준다면
햇빛도 나를 발견하진 못하겠죠.

이렇게 가까이 있지만
나는 당신에게 가닿을 수 없습니다.
텔레비전, 라디오, 인공위성을 통하면
마이애미, 뉴올리언즈, 런던, 벨페스트, 베를린..
아니 세상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지만
당신에게 갈 수는 없습니다.

당신이 듣고 있는 걸 알지만 나는 부르지 않을 겁니다.
당신이 뛰어내린다 해도 내 곁에 다다르진 못할 겁니다.
당신이 소리쳐부른다 해도 나는 그저 듣고만 있을 뿐입니다.

새벽 세 시.
이곳엔 아무도 없이 조용합니다.
천사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소리만이
땅을 울리고 있을 뿐입니다...
2003/04/11





by 얼음 | 2003/04/11 13:58 | 유투.보노에지아담래리 | 트랙백 | 덧글(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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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야옹이형 at 2005/10/24 14:31
오다가다 들렀습니다. stay의 가사가 이만큼 와닿게 해석된걸 본건 처음이네요.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~
Commented by 탄빵 at 2009/01/02 23:28
우연히 검색하다가 들어오게 되어 번역이 너무 마음에 드네요^^ 블로그에 퍼가겠습니다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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