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꽃보다 남자] 소지로와 유끼
초반부, 꽃남은 츠쿠시와 츠카사, 그리고 루이의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큰 축이었죠.
엣날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것처럼, 이 세사람은 입체적인 인물이었습니다.
서로를 만나서, 또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생각이, 마음이 변하기도 하고,
심한 경우는 캐릭터 자체 자체가 변하기도 하죠.
그 반면... 소지로와 아끼라는 평면적인 인물이었습니다.
처음에 비추어진 이미지 그대로 고정되어서
스토리 전개되는 걸 거드는 정도의 역할이었죠.

그런데 요즘은 루이가 뒤쳐지고,
소지로와 유끼의 에피소드가 전면에 등장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느낌이네요.
얼마전 끝난 카이스트1부의 작가 송지나가 쓴 글에 보니
연재물이라는 건 이상해서 처음 캐릭터 설정은 작가가 하지만
스토리가 전개되어감에 따라서 캐릭터 스스로가 자신의 운명을 정하는 일이 생긴다고 하더군요.
예를 들어서 카이스트에 나왔던 두 랩장의 만남 같은 경우가 그렇죠.
작가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
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끌려 가까운 관계가 형성되어버리는 거죠.
얘기가 갑자기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는데...
제 생각엔 유끼와 소지로의 경우도 그런 것이 아닌가, 싶네요.

작가가 처음 유끼와 소지로를 연결시킨 것은
단순히 츠쿠시와 츠카사에게 데이트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는데...
그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나버린거죠.
(실제로는 그걸 보는 독자들이 두 사람 사이의 화학작용을 상상해버리는 거지만요)
어쨌든 한 걸음 나갔다가 한 걸음 물러섰다가를 반복하면서
답보 상태인 츠쿠츠카 커플의 이야기에
독자도 작가도 모두 조금씩 지쳐버린 요즘.
소지로와 유끼 커플은 색다른 바람임에는 틀림 없지만
제 개인적으로는 스토리를 질질 늘어뜨리는 역할 외에는 별로 하는 게 없는 것 같군요.
어서 초창기의 힘있는 스토리 전개로 돌아가길 바라면서...

욕먹을 소리인지 모르지만...
이제 어떻게든 유종의 미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.
by 얼음 | 1999/10/01 08:11 | 얼어붙은 손가락 | 트랙백 | 덧글(0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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